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자신의 택시기사 폭행 영상이 경찰 수사 중 누락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 고위층과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차관은 2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경찰 고위층과 연락한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 같이 답했다.
이 차관은 또, '택시기사 폭행이 택시 운행 중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 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지에 대해선 "지금 사건이 진행되고 있고, 조사 중이라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고만 밝히면서 말을 아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을 태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폭행 장면이 담긴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찍은 동영상을 확인하고도, 이 차관에 대한 형사입건 없이 내사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이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다. 만약 이 전 차관이 택시 운행 도중, 기사를 폭행한 사실이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확대되자, 이 차관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어떤 경위에서건 영상이 수사기관에 제출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도 그는 출근길에서 "(영상이) 객관적인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당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자택 앞에서 택시를 탄 게 맞는지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법무부 법무실장에서 퇴임한 이 차관은 같은 해 12월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기 전까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백 전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