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코로나19 옮은 고양이…"반려동물→인간 감염사례는 없어"

입력
2021.01.24 17:08
12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반대로 반려동물에서 인간으로 코로나19가 감염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 집단감염 사례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방역당국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는 “사람과 동물 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방역당국과 협의해 반려동물 관리 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일본과 홍콩, 브라질 등에서 개나 고양이가 주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들이 보고된 적 있었으나, 국내에선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반려동물은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 있는 고양이다. 이 기도원에서는 지난 11일 다녀간 사람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발생 이후 진행된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 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어미와 새끼 고양이 총 3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이번에 확진된 고양이는 새끼 중 한 마리로, 방역당국은 이 고양이가 먼저 코로나19에 확진된 주인 모녀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세계적으로 인간에서 반려동물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몇 가지가 보고되고 있지만, 역으로 반려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된 사례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며 “이번 국내 반려동물 감염에 대해 현재 방대본에서 엄밀하게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