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현장?’ 이낙연이 전국 누비는 3가지 급한 이유

입력
2021.01.22 04:30
6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근 행보의 열쇳말은 ‘현장’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 5번이나 현장 일정을 잡았고, 퇴근길엔 만두가게 같은 생활 현장을 찾는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감을 느낀 이 대표가 ‘엄중 낙연’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이낙연다움’으로 돌파하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1일 1현장’ 행보를 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이달 14일)를 시작으로 종로 만두가게(14일), 광주 양동시장(18일), 종로 통인시장 빵 가게(19일), 폐 PET 재활용 산업현장(20일),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21일)를 찾았다. 이 대표는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주민들과 얼굴을 맞댈 수 있는 현장을 꼭 들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단 10분이라도 국민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해서 일정을 쪼개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감안해 이 대표는 수행하는 인원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낀 채 현장을 찾는다. 이 대표가 현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①'엄중 낙연'에서 '경청 낙연'으로


우선 ‘경청 낙연’ 전략이다. 국민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 ‘엄중 낙연’ ‘사면 낙연’ 같은 부정 요소를 지우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무총리, 전남지사 시절에도 현장을 자주 찾아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듣는 모습으로 시장과 광장의 민심을 샀다.



②현장 방문 후엔 꼭.. '피드백 낙연'



‘현장에서 애로 사항을 들으면 후에 반드시 피드백을 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오랜 지론이다. 지난해 4ㆍ15 총선 당시 이 대표의 유세차 이름도 ‘현장 민원실’이었다. 남은 대표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현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게 한번 일을 맡기면 끝내 문제가 해결된다’는 정치 효능감이 이 대표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③시간이 없다, '두마리 토끼' 좇아 뛴다


이 대표는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ㆍ당규에 따라 오는 3월 9일 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현장을 찾을 수 있는 남은 시간은 47일뿐이다. 그 사이 이 대표는 4·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21일 부산을 찾아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꼭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한 건 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해서다.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국무총리는 일정에 쫓기지 않는다. 지사와 총리직을 수행하며 등판을 늦출 수록 언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목소리를 내기도 쉽다. 반면 이 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3월 이후부터 직함 없는 '이낙연'으로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의 현장 일정이 더 잦아질 것이란 뜻이다.


조소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