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중장거리 지대지 순항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략 무기를 공개했다. 주력 전략 무기인 탄도미사일에 더해 순항 미사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5일 오후 조선중앙TV를 통해 전날 열린 열병식을 녹화 중계했다. 이날 열병식에선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5축(바퀴 10개)짜리 이동식 발사차량이 등장했다. 차량 측면에는 별도의 출입문이 달려 있는데, 사격통제실 출입을 위한 공간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신종우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RF) 선임분석관은 "사격통제실에서 타깃 정보를 입력해 발사하는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지난해 10월 열린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도 등장했다. 당초 KN-06 대공미사일의 개량형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에서 차량 내부에 사격통제실이 존재할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대공 미사일 보다는 순항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순항 미사일의 경우 저공비행이 가능하고, 표적을 우회해 공격할 수 있어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특징을 갖고 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이뤄진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상용 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로케트(미사일)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 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해 믿음직한 군사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신형 전술로케트'는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한 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으로 파악된다. 이어서 나온 '중장거리 순항 미사일'의 정체가 여전히 뚜렷하지 않은데,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된 사격통제실 탑재 추정 차량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 북한의 순항 미사일 사거리는 지대함 순항 미사일 금성-3호 등 대체로 200㎞ 이내였다. 8차 당대회에서 나온 북한 발표대로라면, 최소 중거리(2,000㎞)급 사거리를 갖춘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는 뜻이 된다. 군 당국 관계자는 "신형 순항미사일 개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단, 시험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실제 위력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