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코로나에 포위될라... 고속철 1시간 거리 주민 1100만명 핵산검사

입력
2021.01.06 15:00
허베이 스자좡, 전시상태 선포 이어 전수검사
수도 베이징, 코로나19 감염 직격탄 우려 고조
"인민 영웅 중난산이 향했다" 유언비어 나돌아

중국이 또다시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주민 전원을 상대로 핵산검사 카드를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수도 베이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봉쇄와 물량공세로 바이러스의 틈새를 틀어막는 중국식 방역이 이번에도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대상은 허베이성의 성도 스자좡이다. 당국은 5일 허베이성에 전시상태를 선포한 데 이어 6일부터 스좌장에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허베이성에서는 최근 나흘 간 코로나19 감염자가 79명이나 새로 발생했다. 스자좡 인구는 1,103만명, 허베이성은 7,600만명에 달한다.

중국은 앞서 우한(지난해 5월), 칭다오(10월) 등 인구 1,000만명을 넘나드는 도시를 상대로 대규모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벌였다. 그럼에도 유독 스자좡에 주목하는 건 베이징과 가깝기 때문이다. 두 도시는 불과 280여㎞ 떨어져 고속철을 타고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베이징이 스자좡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는 사정거리 안에 놓인 셈이다. 더구나 허베이성은 지형적으로 베이징을 감싸고 있어 스자좡 주민 대상 전수검사가 성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중국의 설)를 한달 가량 앞두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민감하다. 베이징 인구를 1,000명으로 가정할 경우 허베이 출신은 105명으로 지방 가운데 가장 많다. 이어 허난(49명), 산둥(47명), 헤이룽장(41명), 랴오닝(36명) 순이다. 연인원 수십억 명이 이동할 춘제 연휴기간에 베이징의 방역망이 우려되는 이유다. 베이징은 지난해 6월 신파디 도매시장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도시 봉쇄가 거론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한 전례가 있다. 당시 베이징 시민의 절반인 1,100만명을 상대로 핵산검사를 진행했다. 산둥성에서는 상하이, 광저우에 이어 3번째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급기야 중국 ‘인민 영웅’이자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가 스자좡으로 향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자 중 원사가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던 기억 때문이다. 중국 대중의 불안심리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은 베이징 사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핵산 검사소 395개를 가동해 누적 검사 인원이 295만명에 육박했다. 당국은 “검사소 입장에서 나오기까지 2분이면 충분하다”면서 검사 효율이 최대 10배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왕광파(王廣發) 베이징대 제1병원 호흡기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허베이 지역 확산은 주민들의 방역 의식 해이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