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선거 중 가장 빡빡한 선거가 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서울보궐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5일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렇게 예상했다. 180석을 싹쓸이했던 지난해 4월 21대 총선보다 단순히 분위기가 나빠졌다는 엄살만은 아니다. 연초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심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원’보다 ‘견제’ 쪽으로 쏠려 있고, 서울시장 보선 후보군 중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이 여권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4월 보선에서 야당에 무기력하게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5일까지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우상호 의원뿐이다. 10명 가깝게 출마를 선언하거나 예고한 국민의힘 등 야당과 대비된다. 조만간 있을 개각 이후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예상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나, 박주민 민주당 의원 모두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당을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했던 인사들의 고민도 길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장관의 경우, 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만큼 출마쪽에 무게가 실린다.
선거 분위기가 살지 않고 위기감이 커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다른 대선주자급 인물을 등판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100일도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본선은 물론 경선 승리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판에 뛰어들 인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여당 프리미엄으로 어필하기에도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최근 정계 복귀를 내비쳤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상호 의원을 공개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닫았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현재로선 거론되고 준비했던 분들이 결정하고 출마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3후보’의 등장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
다만 당 지도부는 선거 때까지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고 반전시킬 변곡점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추가로 지급되고,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함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민심이 민주당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기대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간 서울시장 보선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고, 3자 대결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60%에 육박하지만,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도 30%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며 "‘인물’의 매력이 구도적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승산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