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9)이 2021년 새해 첫 경기에서 자신의 토트넘 통산 100호 골을 성공시켰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 통산 100호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한 팀에서만 100개의 골을 넣는 또 다른 기록을 쓴 것이다. 현지 언론과 축구계 인사들도 손흥민을 축하하며 날로 좋아지는 그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추가 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케인이 넘겨준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살짝 방향만 바꿔 영리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5분에는 코너킥으로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헤딩골을 도우며 어시스트도 추가했다. 팀은 3-0으로 승리했다.
2015년 8월에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이날 개인 통산 253번째 경기에서 100번째 골(EPL 65골)을 넣었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18번째 기록으로, 영국이나 아일랜드 국적이 아닌 용병 선수가 달성한 최초의 기록이다. 손흥민은 왼발과 오른발 모두를 사용해 득점을 만들었다. 100개의 골 가운데 왼발로 41개, 오른발로 55개, 헤딩으로 4개의 골을 넣었다.
현지 언론과 축구계 인사들은 손흥민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EPL 홈페이지 투표로 팬들이 선정하는 ‘킹 오브 더 매치(KOM)’에서 62.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풋볼 런던은 평점 9점을 주면서 “본능적인 마무리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1986년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 게리 리네커(61)는 트위터에 “손흥민의 토트넘 100호 골을 축하한다. 영국 축구에 큰 획을 더했다. 필드 위에서의 모습은 전율을 일으킨다”고 적었다. 잉글랜드의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 마이클 오언(42)은 영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 “나라면 오른발이 92개, 왼발이 8개 정도였을 텐데 손흥민은 양발을 모두 쓰는 믿기지 않는 선수”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라고 극찬했다. 토트넘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했던 팀 셔우드(52)는 “손흥민은 왼쪽이나 오른쪽 중앙 어디서나 뛸 수 있는 팀플레이어다. 리버풀이나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전세계 어느 팀에서나 뛸 수 있다”며 “모든 유스팀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100호 골은 올 시즌 12호 골로 리그 득점 단독 2위로 나서면서 EPL 내 득점왕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무리뉴 감독은 “사람들이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깨닫게 되어 행복하다”며 대기록을 축하하면서 “손흥민은 페널티킥 득점 없이도 득점 상위에 랭크됐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과 달리 EPL 득점 상위권 선수들은 대부분 팀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다. 현재 1위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13골 가운데 5골이 페널티킥이다. 손흥민은 12골 모두 페널티킥이 아닌 필드골이다.
한편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박싱데이를 마무리했다. 8승5무3패(승점 29·골득실 +14)로 1위 리버풀(승점 33·골득실 +17)과 승점 4점 차다. 토트넘의 EPL 18라운드는 오는 14일 애스턴 빌라와 치른다. 그 전인 6일에는 브렌트포드와의 카라바오컵 4강전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