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취업시장을 뜨겁게 달군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신임 사장 부임에 맞춰 ‘2라운드 논란’이 예고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차별이 아니라 업무의 차이를 인정하고, 직원간 상대적 평등을 실현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3일 인천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 신임 사장이 부임, 전임 사장이 추진하던 ‘직고용’ 작업에 본격 시동이 걸린다. 공사는 구본환 전 사장이 작년 9월 28일 해임된 뒤 98일째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항 한 관계자는 “인사 검증을 거쳐 대통령 임명 절차를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명이 유력시 되는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은 여당 간판으로 총선에 출마한 경험을 갖고 있어 정부의 직고용 방침을 거슬러 일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방문, ‘임기 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구사하던 방식의 직고용으로는 문제만 더 키울 것이라는 게 취업준비생(취준생)과 전문가, 노동조합 측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우선 취준생은 “정부가 진짜 평등과 공정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카페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한 취준생은 “학점, 각종 자격증으로 무장한 취준생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검색요원들이 경쟁했다면 이들의 인천공항 정규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요원 등을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보안' 소속으로 정규직화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폐기하고 공사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 하겠다는 것 자체가 취준생들의 허탈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엄존하는 구성원들간의 ‘차이’를 인정해야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대석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과정에서 '차별'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절대적인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인 평등' 실현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회사를 통해 고용, 정규직화하고 처우를 올려 정규직과의 형평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상대적인 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을 누가 하느냐’에 방점이 찍히면서 논란과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의 일방통행식 직고용에 반발, 작년 말 결성된 인천공항노조연합(인국공연합) 측도 공사 직고용 방침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입장은 아니다. 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조합과 자회사 3곳의 5개 노조가 참여하는 인국공연합이 무엇보다 내세우는 것은 고용안정성이다. 인국공연합은 서면 인터뷰에서 "일방적 정규직 전환적으로 국민적 반발을 부르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신임 사장은 '제2의 인국공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에 귀기울이고 자회사로 전환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