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의 '옥중 서신'

입력
2020.12.29 17:20



"살려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들이 흰 종이에 메시지를 적어 취재진을 향해 펼쳐 보였다. 일부 수용자들은 절박한 듯 수건과 두루마리 휴지까지 흔들며 "살려달라"고 외치거나, '신문·언론·서신 다 차단. 외부 단절. 식사(도시락) 못 먹음'이라고 적어 창밖으로 내 보이며 구치소 내부의 열악한 상황을 호소하기도 했다.

29일 오후 2시 기준 동부구치소 누적 확진자는 총 762명. 이중 400여명은 전날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로 이감됐지만, 나머지는 아직 동부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수용자들의 메시지에 따르면 28일 추가 확진된 233명은 특별 격리동에서 각 방별로 8명씩 수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동부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수용자가 확진 나흘 만에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용자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크게 확산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용자들의 '옥중 서신'에 적힌 '외부 단절'이나 '언론 차단' 등의 표현으로 미루어 구치소 측에서 수용자 동요를 막기 위해 관련 소식을 전면 차단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 도로변에는 대규모 집단감염과 관련해 구치소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구치소 내부에서 창문을 통해 이 모습을 확인한 한 수용자가 취재진에게 종이에 문구를 적어 창밖으로 흔들며 소리치기 시작하자 일부 다른 수용자들도 여기 동조했다. 이들은 구치소 내 격리 병동에서의 확진자 수용 상황을 전하면서는 '질병관리본부 지시'라고도 밝혔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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