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외면 받는 차량이라 한다면 단연 왜건과 해치백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왜건의 경우에는 ‘영업용 차량’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정말 소수의 차량만이 존재할 뿐이며 해치백 역시 폭스바겐 골프 외에는 제대로 자리를 잡은 차량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입지가 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꾸준히 데뷔하는 새로운 왜건과 해치백에 대해서는 조금 더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BMW 1 시리즈의 3세대 사양은 괜히 한 번 더 눈길일 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스테디셀링 모델의 풍요 속에서 어쩌면 BMW 코리아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어 버린 차량일지 몰라도, 척박한 환경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시하는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와 주행을 시작했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BMW 엔트리 모델로 미니의 UKL 플랫폼을 채용하며 컴팩트한 차체, 그리고 효율적인 전륜구동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차량의 체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4,320mm의 전장을 갖고 있어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등과 같은 ‘컴팩트 해치백’의 전형적인 체격을 갖췄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00mm와 1,435mm다. 덧붙여 휠베이스와 공차중량은 각각 2,670mm와 1,520kg으로 동급의 차량에 비해 다소 무거운 편이다.
장난기 가득한 BMW의 해치백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얼굴은 3 세대 1 시리즈의 특징, 그리고 BMW 엔트리 모델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마치 장난기 가득한 듯한 전면 디자인과 컴팩트 해치백의 전형적인 프로포션, 그리고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디테일 등이 곳곳에 더해져 ‘차량을 보는 즐거움’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은 최신 BMW의 컴팩트 모델이 갖고 있는 특성이라 할 수 있다. 3세대 1 시리즈와 형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2 시리즈, 그리고 X2 등에서도 앞서 설명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전면 디자인을 보면 먼저 부담스러울 정도로 거대한 키드니 그릴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치켜 뜬 듯한 헤드라이트가 더해져 특유의 이미지를 제시하며, 깔끔하게 다듬어진 보닛 라인이 더해진다.
전면 하부에는 M 스포츠 패키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스포티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듬어진 바디킷을 통해 1 시리즈의 매력을 한층 더할 뿐 아니라,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를 도로 위에서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측면에서는 해치백 고유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앞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점점 높아지는 라인을 통해 역동성을 살렸다. 덧붙여 네 바퀴에는 M 엠블럼을 새긴 M 스포츠 패키지 전용의 듀얼 타입의 10-스포크 알로이 휠이 장착되어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과시한다.
후면에서는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가 추구하는 ‘컴팩트한 스포티 해치백’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SUV들과 동일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볼륨감이 돋보이는 바디킷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였으며,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은 스포티한 스타일을 한껏 살려 디자인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는다.
작은 공간에 알차게 마련된 1 시리즈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작은 차체에 BMW가 제시하고 싶은 다양한 요소들이 알차게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실제 스포티한 감성은 물론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BMW의 트렌드, 그리고 기술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운전자를 향해 살짝 비틀어진 형태의 대시보드와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구성된 공조 컨트롤 패널 등은 전형적인 BMW의 인테리어 기조를 설명하면서도, 컴팩트 모델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명확히 설명한다.
이와 함께 M 스포츠 스티어링 휠, 그리고 디지털 클러스터가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과 재미, 그리고 주행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해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센터 터널에는 새롭게 다듬어진 버튼과 iDrive 다이얼과 앰비언트 라이팅 등이 기술과 감성의 여유를 제시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매력 역시 충분하다.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과 iDrive의 조합을 통해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모든 기능이 완성도 높은 한글화 바탕으로 차량 기능에 대한 접근의 장벽을 대폭 낮췄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가 나름대로, 그리고 충분한 성의를 담아 공간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적인 사양이라, 경쟁 모델 대비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공간의 여유는 평범하다. 전륜구동 플랫폼을 갖춘 덕에 전체적인 공간이 넓어져 시장의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실제 1열 공간의 레그룸을 비교적 넉넉하게 마련하고, 헤드룸도 준수하다. 스포츠 시트가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시트의 사이드가 과도하게 단단한 편은 다소 불편함의 대상이다.
2열 공간은 평이하다. 레그룸의 경우에는 그리고 넉넉한 편이기 아니고, 또 1열 시트의 크기가 레범 큰 편이기 때문에 활용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 이러한 이유로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직접적으로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2열 시트의 디테일도 상당히 우수하다는 점은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적재 공간은 평이하다. 전륜구동 레이아웃을 통해 트렁크 패널 하단을 깊게 파낼 수 있게 되었으나 절대적인 적재 공간은 일반적인 해치백들과 동일하다. 대신 공간을 깔끔히 다듬었고, 2열 시트의 4:2:4 분할 폴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간 활용을 손쉽게 할 수 있어 만족감이 우수하다고 평할 수 있다.
드라이빙과 효율성의 밸런스를 갖추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 익숙했던 BMW ‘20d’ 디젤 엔진과는 사뭇 다른, 조금 더 합리적인 밸런스를 지향한 디젤 엔진과 이를 보조하는 요소들을 채용했다.
실제 보닛 아래에는 150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2.0L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1,520kg의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가속 성능을 갖췄으며 복합 기준 14.3km/L의 우수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3.0km/L, 16.2km/L이다.
우수한 밸런스의 드라이빙을 누리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컴팩트 해치백, 그리고 BMW 고유의 질감이 잘 드러난다. 일부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우수한 일체감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 엔진의 입지가 줄어 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디젤 엔진의 매력은 존재한다. 게다가 디젤 엔진에 대한 경험이 쌓인 만큼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정숙성을 제시한다. 다만 가솔린 차량과의 비교는 여전히 힘든 게 사실이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150마력과 35.7kg.m의 성능은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압도적인 성능은 아닐지 몰라도 일상적인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다. 덧붙여 고속 주행에서도 성능의 준수함을 꾸준히 이어져 ‘차량 가치’는 유효하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에 대해 출력 전개가 민첩하고, 또 매끄러워 주행 질감이 우수한 편이며 다소 둔감한 이라고 한다면 가솔린 차량으로 착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주행의 감성을 연출하는 사운드의 부분에 있어서도 여느 디젤 보다 우수한 모습이다. 다만 중고속 영역에서의 추월 가속은 내심 아쉬웠다.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8단 자동 변속기는 BMW가 그 동안 선보였던 ‘자동 변속기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의 반응, 그리고 변속 상황에 대한 판단 등에 대해 큰 불편함이나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 스포츠 변속 등의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제시하며 주행 내내 만족감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덧붙여 깔끔한 스타일의 패들 시프트가 더해져 있어 상황에 따른 적극적인 변속 또한 가능하다.
차량의 움직임은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그 질감이 다소 달라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단단함아래 컴팩트 해치백 만의 경쾌함이 존재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한층 강조한다는 점이다. 실제 스티어링 휠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민첩할 뿐 아니라 전륜에 따른 후륜의 움직임도 무척 기민하여 ‘드라이빙의 즐거움’ 그리고 생기가 돋보인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비슷한 체급, 같은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하는 2 시리즈 대비 확연히 드러난다. 2 시리즈 대비 차량 움직임 중심점이 조금 더 높고, 앞쪽으로 쏠려 있는 느낌이라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더욱 돋보이는 모습이다.
덕분에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스티어링 휠을 쥔 운전자는 물리적 한계 이내에서 충분한 즐거움과 매력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셋업으로 인해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속된 충격이 발생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2 시리즈에 비해 노면에 대한 질감이 다소 도드라지고, 그 충격이 다소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조금 더 경쾌하고 드라이빙에 집중한다면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가 매력적이겠지만 조금 더 여유롭고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2 시리즈를 선택하거나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는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한편 시승을 하며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자유로 연비를 확인해 보았다.
총 37분 39초 동안 자유로를 총 52.1km를 달린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평균 연비의 두 배 이상, 그리고 고속 연비의 두 배에 가까운 29.4km/L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수준의 효율성이라 할 수 있었다.
좋은점: 경쾌함으로 무장한 드라이빙,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
아쉬운점: 호불호가 갈리는 키드니 그릴 및 디자인, 다소 부담스러운 배기량 및 가격
밸런스 좋은 디젤 해치백,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의 구성 요소, 그리고 그러한 요소들이 자아내는 결과는 꽤나 인상적이다. 다만 시장에서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가 점하고 있는 가격적인 포지션 및 일부 요소에 있어서는 분명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승을 마치고 난 후 BMW 118d M 스포츠 패키지는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점 / BMW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