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또 최대, 열흘간의 멈춤으로 고비 넘자

입력
2020.12.26 04:30
23면


2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41명으로 코로나 유행 이후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서울 동부구치소 전수조사에서 288명이 새로 확진된 특수 상황의 여파지만 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크리스마스 쇼크’ 라고 할 만하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이 3주 가까이 되면서 인구 이동은 다소 줄었지만 확진자 감소 효과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가 쏟아지고 있고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의 동시다발적인 집단적 감염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끝나는 이번 주말 상향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여러 이유로 3단계로의 격상은 주저하는 분위기다.

당장 백신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1일간 시행하기로 한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 동안 방역수칙 준수가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전국적으로 5인 이상의 사적 모임 취소가 권고되고, 식당에서는 5인 이상 손님을 입장시킬 경우 처벌하는 강력한 조치다. 이런저런 경우를 복잡하게 따져볼 것 없이 연말연시에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미다. 보건 당국도 이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준다면 내년 초부터는 반전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기독교의 비대면 성탄예배, 상가들의 철시 등 성탄절 연휴가 조용히 지나간 점은 다행이지만 신년 연휴가 복병이다. 강릉 정동진, 포항 호미곳 등 해넘이ㆍ해돋이 명소들은 폐쇄됐지만 31일 이 지역으로 가는 KTX, 고속버스 등은 이미 매진되는 등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감염자 폭증으로 병상과 의료진 확보가 하루하루 위태로운 이 시기의 고비를 넘지 못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에 협조하는 시민들의 노력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정부 역시 필요하다면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을 사용하는 결단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