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패러다임 바꾼 '홈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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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30 04:30

집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는 올해 유통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놨다. '홈쿡' '홈술' '홈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소비가 늘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홈코노미에 특화된 상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양상이다.

29일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2018년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는 슈퍼마켓(115), 농축산물(112) 등 식재료 소비가 늘었고, 홈텐딩(홈+바텐딩), 홈술의 유행으로 가정용 주류 소비(146)도 증가했다. 반면 음식점(88)과 유흥주점(52) 등 요식업은 매출이 부진했다.

집에서 매번 밥상을 차리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는 가정간편식(HMR)에 눈을 돌렸다. HMR 시장 규모가 약 4조원대로 성장하자 치킨업계와 백화점, 대형호텔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8월 출시한 프리미엄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에 이어 '이베리코 목살 김치볶음밥', '스파이시 타이 해산물 볶음밥' 등의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1일 '교촌 닭가슴살 도시락' 5종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10월부터 수도권 점포에서 밀키트 11종을 판매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0월 기준 월간 결제금액 514억원, 유료 결제자 362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4월과 2차 대유행이 왔던 9~10월 가입자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의 고비 때마다 사람들은 집 안에서 즐길거리를 찾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달랬던 셈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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