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중인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등에게 사과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당사자이자 비정규직이었던 김군에 대한 막말에 대해서다. 농성장에는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12일째 단식 중이다. 하지만 이들은 “구의역 사고 희생자인 김군과 유가족에게 직접 사죄하라”며 15분 만에 변 후보자를 돌려보냈다. 유가족들은 원하지 않았는데 변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죄와 반성의 증거가 필요했느냐"고 비판했다. "우리는 그 사죄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김미숙씨 등의 발언도 공개했다.
다음은 변 후보자와 유가족들의 대화 내용.
▷유가족 = “변 후보자님이 공기업에 계셨다. 발전소와 마사회 등에서 사람이 계속 죽어나간다. 같은 공기업이지만 책임자들은 전혀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변 후보자 = “저도 공기업을 운영하며 ‘생명을 살리는 것만큼 중요한 경영은 없다’라고 많이 강조했다. 예산과 조직으로, 실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공사(SH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 구의역 사고와 관련 “걔(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변 후보자는 사과를 위해 김군 유가족들과 동료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거부당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 “구의역 사고를 개인의 사고, 개인의 잘못이라고 보나.”
▶변 후보자 = “제가 건설 쪽에 대해서는 (김군에 대한 발언과 같은)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런데 다른 분야인 교통 쪽에서는 너무 가볍게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강 원내대표 = “그래서 (구의역 김군) 개인의 실수라고 생각하나.”
▶변 후보자 = “아니다. 시스템이 설계가 돼야 한다.”
▷강 원내대표 = “그럼 그때의 잘못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변 후보자 = “맞다. 100번 잘못했다. 특히 고인과 유족이 계시는데,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다.”
▷유가족 = “건설 현장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죽는다. 말로만 하니까 실질적으로 (재발 방지가) 안됐다.”
▶변 후보자 =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나도 그 다음 해 (해당 업체의) 입찰 참여에 거의 제약이 없다. 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아예 못 들어오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유가족 = “저희는 변 후보자님이 여기 오시는 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구의역 사고 희생자인 김군과 그 유가족께 직접 사죄를 요청하는 게 진정성 있는 모습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 “유가족들이 단식하신지 오래돼 기력이 없는데, 카메라 앞에 세워두고 소위 ‘그림' 찍으로 온 상황이 부적절하다.”
▶변 후보자 = “직접 (김군) 유족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