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진 집콕' 트렌드에 백화점 인기 상품도 바뀐다

입력
2020.12.20 15:29
100만원 넘는 커피머신, 고급 음향기기 등
고가 가전제품 매출 증가세
백화점 식품관 메뉴 배달 늘자 물량 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머무는 재택 시간이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나 헬스장 등에 가지 못하는 대신 관련 가전제품을 직접 들여놓기 시작했고 '집콕 송년회'가 확산하면서 레스토랑 메뉴를 배달시키는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 업계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할인전을 열고 배달 음식 물량과 배달 가능 거리를 확대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추세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11월 전체 가전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집콕 생활을 더 알차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고가 가전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라나 브레빌, 드롱기 등 100만원이 넘는 커피머신 매출은 42% 늘었다. 뱅앤올롭슨, 제네바 등 고가의 수입 음향기기 매출과 쎄라젬, 바디프렌드 등 안마의자 및 의료가전이 각각 16%, 43% 신장했다.

연말까지 프리미엄 가전제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롯데백화점은 인기 상품군별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프리미엄 커피머신 행사로 이달 31일까지 서울 중구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등 수도권 16개 점포에서 드롱기의 프리마돈나 전자동 에스프레소머신을 50% 할인한 169만원에 판매한다. 유라의 전자동 커피머신과 브레빌의 바리스타 프로는 내년 1월 17일까지 20% 할인 판매한다. 고급 음향기기 브랜드인 뱅앤올룹슨 최대 25% 할인 행사도 연말까지 진행한다.

아울러 체육관, 헬스장 등 운동시설 운영 중단으로 운동기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급 가정용 피트니스 기구 브랜드 테크노짐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본점에서 운영한다. 대표품목은 리클라인 퍼스널(1,280만원), 바이크 퍼스널(1,180만원), 마이런(560만원) 등이다.

현대백화점은 요즘 식품관 배달 매출로 웃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입점된 식당가나 식품 매장에서 즉석 조리한 식품을 1시간 내로 배달해 주는 '바로투홈'의 이달 1~18일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50.3%나 늘었다. 회사측 관계자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연말 모임을 집에서 하는 집콕 송년회 트렌드 확산으로 한 끼를 먹더라도 폼나게 먹자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매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전문 식당가 배달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11월까지만 해도 바로투홈 전체 매출에서 전문 식당가 비중은 21.5%였지만 이달엔 51.1%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개 이상 메뉴를 주문한 고객도 지난달보다 65% 늘었다. 고객 1명당 평균 지불 금액 역시 지난달 3만1,000원에서 이달 4만1,800원으로 뛰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늘어난 수요를 잡기 위해 스테이크, 파스타 등 바로투홈 인기 상품 당일 주문 가능 수량을 기존보다 20~30%씩 늘렸다.

현대백화점 측은 "바로투홈 운영 점포 중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킨텍스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의 경우 배송 가능 지역을 더 늘리기로 했다"며 "이전까지는 점포 인근 3㎞였지만 5㎞로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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