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막힌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45)이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정치권에서 발의된 '유승준 방지 5법'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는 한편 "군대 가겠다는 약속 지키지 않은 게 죄냐"면서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자신의 한국 입국 제한이 정치권의 선동에 따른 사회주의적 통제 때문이라는 극우적 주장도 펼쳤다.
유승준은 지난 19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공공의 적이냐, 내가 살인했냐, 내가 성범죄자냐.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를 한국에 들어오는 걸 이렇게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며 “세금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 말이 되냐, 장난하냐”고 소리쳤다.
앞서 17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다섯 가지 법안 일명 ‘유승준 방지5법(국제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을 발의했다.
유승준은 군입대를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내가 왜 대국민 사과를 하냐.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팬과 약속했지 국민과 약속했냐”라고 따졌다. 이어 "(군대 가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했다. 그게 죄냐. 너네는 평생 네가 약속한 거 다 지키고 사냐. 말하는 것 바꾸는 건 정치인들 주특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승준은 자신이 병역기피자로 몰린 것도, 입국이 막힌 것도 모두 정치권의 선동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돌리려 애썼다. 그는 "19년 전에 한물 간 연예인이 한국땅을 밟는 것으로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질 정도의 허술한 시스템이라면 그 조직 자체를 운영하는 정치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장관, 문재인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내가 청년들을 허탈하게 만든다니 정치인들의 비리와 두 얼굴을 보며 더 허탈해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의 적은 북한 빨갱이, 김정은, 사회주의가 아니냐"며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나 손 잡고 포옹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군대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게 아니냐"며 극우적 발언을 이어갔다.
유승준은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해 말하지 못했다면서 정치 이슈에 대한 작심발언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선 "눈가리개로 막아서 분노하게 만들어서 선동하고 꾸미고 거짓말로 뒤집어씌우고 인민재판으로 재판 시작도 전에 대통령을 죄인 만들어서 감옥에 쳐놓고, 그런 일에 참여한 당신들은 더 험한 일을 당할 것"이라며 "촛불시위는 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극우 세력에 호소하려는 듯 "국민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내가 한국에 가는 것을 막도록) 아젠다와 체제를 만들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이 공산당, 사회주의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에 휘말려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했다.
유승준은 미국 거주 중 1996년 귀국해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다 입대를 약속했지만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그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려다 거부당하자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으나,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해 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