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프랑스 내부가 뒤집어졌다. 프랑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의 확진 사실보다 그가 확진 며칠 전 가졌던 만찬이 더 화제를 모으고 있는 모양새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저녁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EM)를 포함한 12명의 의원들과 만찬을 즐겼다.
이에 프랑스 언론 우에스트프랑스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마크롱 대통령의 만찬과 관련한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현지 언론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해당 만찬은 세 시간 가량 진행됐다. 만찬에 참여한 한 의원은 매체에 "지역 선거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물론 보건 위기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언론 르포앙에 따르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퇴직 연금 프로그램과 생태계 이슈 관련 국민 투표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해당 만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 장 카스텍스 총리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국회의장인 리차드 페랑과 여당 대표인 스타니슬라스 게리니도 참여했다.
또한 크리스토프 캐스터너 LREM 원내대표, 범여당격인 민주운동의 프랑수아 베이루, 파트릭 미뇰라 의원도 포함됐다. 엘리제궁의 사무총장인 알렉시스 코을러,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 고문인 스테판 세쥬네와 티에리 솔레르도 참석했다.
우에스트프랑스에 따르면 최소 10명이 모인 것인데, 연말 연휴 기간이 끝날 때까지 6명 이상의 모임을 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고서 정작 정부 자신이 어긴 셈이다.
르포앙과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만찬 테이블은 15m였고, 모두 '3m씩 거리두기'를 지켰다고 알려졌다. 마스크도 구비돼 있었으나 음식을 먹을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손님들이 도착했을 때 코를 부딪히는 인사를 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알려지자 베이루 의원은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러스 잠복기는 며칠 더 걸릴 수 있어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매체는 "최근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인들, 유럽연합(EU) 지도자들 등과 많은 만찬을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