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의 영상으로 식당 이미지가 크게 훼손돼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유튜버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잘못 인지해 허위로 방송할 경우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피해가 막심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구에서 간장게장 무한리필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밝힌 청원인은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유튜버 영상으로 저희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다"며 "그로 인해 저희 매장에 수많은 욕설과 항의, 조롱 등 입에 담지 못할 전화가 빗발쳤고 정신적 고통을 입어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청원인은 해당 유튜버가 '갑질'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 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다"며 "개인 유튜버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일부 유튜버들이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고 무분별한 갑질과 횡포를 일삼는다"고 토로했다.
한 유튜버는 최근 이 식당에서 먹방 영상을 촬영했다. 유튜버는 간장게장을 먹은 뒤 리필을 부탁했는데 접시에서 밥알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해당 유튜버는 이 영상을 올릴 때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란 제목을 달았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유튜버는 11일 당시 촬영 과정을 설명하며 오해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유튜버의 해명에 따르면 리필을 해줄 땐 손님이 사용하던 기존 접시에 게장을 추가로 올려주는데, 해당 유튜버가 접시에 밥알이 있는 상태에서 리필을 요청한 것이다. 자신이 먹던 밥알이었지만 이를 식당의 잘못으로 오해한 것이다.
유튜버는 식당 내 폐쇄회로(CC)TV 공개와 후속 방송을 찍자고 식당 주인에게 요청했지만, 식당 주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당 주인은 문제의 영상에 "저희 매장은 음식 재사용을 결코 하지 않는다"고 직접 댓글을 달았지만, 유튜버가 관련 댓글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실이 아니라는 걸 해명하기 위해 매장 직원들과 영상 댓글에 '음식 재사용하지 않는 매장'이라고 달았다"며 "유튜버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해명 글을 보냈고, 당시 CCTV도 공개하겠다고 수차례 올렸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어 "저희가 올린 해명 글은 다른 사람이 볼 수 없게 모두 차단시켰다"며 "예전에 식당에서 일했던 직원이 올린 '리필 방식 오해에 대한 설명 글'도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때까지 방치한 유튜버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혹여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신경 쓰지 않고 영상을 더 이슈화시키기 위해 해명 글을 차단한 것이라면 분통 터지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글을 마무리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다들 어려운 시국에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가중되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마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 글은 16일 11시 기준 약 7,000명이 동의했다. 유튜버가 올린 논란의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