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미래 '로봇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언택트 산업을 공략하는 동시에 로봇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45억달러(약 26조8,0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22%씩 성장해, 올해 444억 달러(약 48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급성장 하는 언택트 분야의 한 축인 로봇 산업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급성장세가 예측된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로봇 기술이 적용된 산업을 제외한 순수 로봇 시장 규모만 올해보다 4배 이상 커진 1,772억 달러(약 19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로봇 시장에선 글로벌 완성차·부품사·물류·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선두 업체들이 진출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과 접점이 큰 완성차 업계에선 이미 다수 업체가 로봇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혼다는 지난해 최적 이동 경로를 찾아 움직이며 길 안내를 하는 AI 이동 로봇인 '패스봇'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충전로봇이 주차된 차량으로 옮겨 다니면서 자동으로 차량을 충전하는 신개념 충전 방식을 올해 1월 공개했다. 이 밖에 도요타, 닛산, 포드 등이 물류, 웨어러블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품사 중에선 컨티넨탈과 보쉬, 물류 업체 중에선 아마존, DHL 등이 로봇을 활용해 물류 혁신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SK텔레콤·KT·LG전자 등 ICT 업체들이 로봇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로봇 산업 경쟁의 선두권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주목하는 물류,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인 자율주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보행(2족·4족)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다투고 있다.
로봇 산업 진출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변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항공교통(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단순히 자동차 생산·판매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기아차의 로보틱스랩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장기적으로 로보틱스 분야 종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사업 전 영역에서 높은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