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로 황량한 세계 각국의 도심에도 크리스마스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크리스마스를 보름여 앞두고 인적이 사라진 번화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조명들이 밝게 깜빡이며 도시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안전을 위해 거리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정에 생목으로 된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며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고 축하하는 별, 종, 나무 지팡이 등의 장식 대신 '코로나19' 세태를 풍자한 트리 장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명 '코로나 트리' 또는 'PPE(개인보호장비) 트리'라 불리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사재기의 대표적 품목인 화장실 휴지를 쌓아 트리로 만들거나, 트리에 휴지를 둘둘 감아 눈을 표현하기도 했다. 트리 아래에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 대신 외출 규제조치로 사재기했던 파스타, 통조림, 세정제 등을 놓기도 하며 마스크·일회용 장갑·줌비디오·백신 주사기 등이 아기자기한 장식볼을 대신하고 트리 꼭대기엔 반짝반짝 빛나는 별 대신 방호복을 입은 천사도 등장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꾸며진 '코로나 트리'의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되며 서로에게 코로나 우울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고 있다.
보호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낭비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장식된 트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공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