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많이 가면 보험료 4배 '인상'...차 보험같은 새 실손보험 나온다

입력
2020.12.10 10:00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만큼 보험료를 내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내년 7월 출시된다.

새로운 실손보험의 핵심은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다. 이를 통해 기존 실손보험 대비 최대 70%까지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비급여 보험금을 많이 받은 가입자는 최대 4배까지 할증이 붙게 된다.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보장범위ㆍ보장한도가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등 4세대 실손 보험을 둘러싼 핵심 궁금증을 문·답(Q&A)으로 정리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왜 나왔나요

지난해 말 기준 3,800만명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의료비를 보장하는 ‘국민의 사적 사회 안전망’ 기능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1999년 최초 상품이 출시될 당시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는 100% 보장 구조 등으로 △의료 소비자들의 ‘과다 치료’ △병ㆍ의원의 ‘과잉 진료’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자기부담률 인상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해왔지만 여전히 극히 일부 가입자의 과다한 보험금 지급으로 대다수 선량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은 가중됐고, 보험회사들은 적자로 인해 판매를 중단했다.


기존 실손보험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핵심은 역시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다. 자동차보험처럼 의료서비스를 많이 받은 사람은 보험료를 많이 내고, 적게 받은 사람은 보험료도 적게 내는 방식이다. 게다가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의료 쇼핑' 등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할인ㆍ할증률은 얼마나 되나요

금융당국은 비급여 지급보험금을 기준으로 가입자를 총 5개 구간으로 나눠 1등급 구간은 ‘할인', 2등급은 ‘유지’, 3~5등급은 ‘할증’을 적용키로 했다.

할증은 비급여 지급보험금 100만~150만원은 보험료가 2배, 150만~300만원은 3배, 300만원 이상은 4배 오른다.

1등급 할인 구간의 가입자 비중은 72.9%, 2등급 유지 구간은 25.3%로, 할증등급이 적용되는 가입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할인ㆍ할증은 출시 3년 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산정특례ㆍ장기요양 대상자는 제외된다.

보험료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새로운 실손보험은 기존 실손 대비 최대 70%까지 보험료가 대폭 낮아진다. 40세 남성의 가입자의 경우, 올해 보험료를 기준으로 1세대 실손보험료는 3만6,679원, 2세대는 2만710원, 3세대는 1만2,184원인데 반해 4세대 실손보험은 1만929원으로 측정된다. 1년 보험료를 고려하면 1세대에 비해 30만9,000원이나 저렴해진다.

다만 자기부담금과 통원 공제 금액은 기존에 비해 높아진다. 현행 급여 10ㆍ20%(선택), 비급여 20% 수준에서 급여 20%, 비급여 30%으로 인상된다. 통원 공제금액 또한 급여ㆍ비급여 상관없이 최소 외래 1~2만원, 처방 8,000원이 적용되는 기존 제도에서 급여는 최소 1만원(상급ㆍ종합병원 2만원), 비급여는 최소 3만원으로 올라간다.


가격이 저렴해지면 보장한도는 축소되는 것 아닌가요

보장 범위는 종전 3세대 실손보험과 동일하게 대다수의 질병ㆍ상해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보장한도엔 변화가 있다. 기존 급여ㆍ비급여 상관없이 질병ㆍ상해에 대해 각각 1억400만원이 보장되는 한도는 급여ㆍ비급여 각각 1억으로 일부 축소된다. 다만 지난해 기준 5,000만원 이상 보험금을 지급받은 사람은 전체 가입자의 0.005%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큰 틀의 한도는 종전과 유사하다.


기존 실손보험에서 바꾸는 것이 유리할까요

새로운 실손보험은 기존 상품에 비해 보험료 측면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존 상품들과 비교해 보장 내용, 자기부담금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의 본인의 건강상태와 의료이용 성향을 고려해 전환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과다 치료'나 '과잉 진료' 문제도 해결될까요

정부는 분명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 차등제가 적용되고 자기부담금이 높아지면 '과다 치료'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과잉 진료 등 비급여 진료를 늘리는 부분을 관리할 수 없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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