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7일 가남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국내 네 번째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발생한 이래 이틀 만에 인근 메추리농장에서도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 두 농가는 5.2㎞ 떨어져 있다.
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전날 AI 의심축이 나온 가남읍의 메추리농장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갔다. 대상은 해당 농가와 반경 3㎞ 이내 6개 농가의 육계와 토종닭, 메추리 등 가금류 76만여마리다. 7일 첫 발생 농가 1곳(19만3,000마리)과 3㎞ 이내 오리 농장 1곳(1만7,000마리) 등 모두 21만마리를 살처분한 것을 더하면 살처분 대상 가금류는 97만마리로 늘어났다.
메추리 농장의 정밀검사 결과는 이날 중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로선 감염력이 높은 고병원성 AI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병원성 AI의 증상인 집단 폐사와 산란율 저하 등의 징후가 발견된데다 H5형 항원까지 검출됐다.
올 겨울 들어 경기지역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데다 추가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여주 농가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원종해(65) 여주시양계협회장은 “농가 모두 노심초사하며 외출도 삼간 채 방역에만 집중했는데, 추가 항원이 검출돼 너무 안타깝다”며 “AI가 더 이상 퍼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경기도와 AI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난 7일 오전 5시부터 48시간 경기지역 가금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여주 모든 가금 농장에 대해서는 7일간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는 등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