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반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8일 민주당이 추진 중인 공수처법 개정안 입법을 두고 "(공수처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다면 집권세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안을 '우병우법'이라고 지칭해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는 기사를 공유한 후 "어떤 제도의 변경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려면 그 제도가 없던 시기에 대입해 보면 된다"면서 현행 제도대로 지난 정부에서 공수처가 도입된다면 집권세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같은 인사를 공수처장에 앉혀 검찰과 사법부를 좌지우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그런 사람(김 전 차관, 우 전 수석)들이 판사들과 검사들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을 휘두르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검찰을 정적 탄압에 동원하는 일이 생긴다면 도대체 어떤 견제장치가 있는가. 사찰기관으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나"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우병우법'을 만들어놓고 검찰개혁했다고 환호작약하는 게 세상에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판검사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권력기관을 만들고 그 책임자를 사실상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은 독재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어디로 가는가"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던 지난해부터 공수처를 놓고 당론에 각을 세워 왔다. 지난해 12월 공수처 설치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왔을 대 기권표를 던졌고 이후 21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으며 윤리심판원에 회부돼 올해 5월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사실상 수용되지 않자 10월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