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를 써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필명)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주택 정책의 순위를 매기면 문재인 정부가 제일 낫다. 평가하자면 중상 이상은 된다’는 변 장관 내정자의 발언 등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냐. 감히 평가하자면 중상 이상이 아니라 최악을 넘어선 초악(超惡)에 가깝다”고 날을 세웠다.
조씨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현미를 유임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글에서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셰프의 자리에 동네 빵집 아주머니를 데려다 놓더니, 이제는 ‘노숙인 쉼터 급식사’를 데려다 놓는 꼴”이라고 변 장관을 내정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고급 코스 요리와 단품 메뉴들, 브런치와 런치, 디너 그리고 수십 가지의 칵테일과 음료들, 수많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좋은 재료로 맛있고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야 할 셰프가 빵을 굽지 못해 죄송하다고 읍소하더니, 이제는 필요 최소한도의 영양소로 공공 급식을 제공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유했다.
앞서 4일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학자 출신으로 도시 계획, 도시 재생 등 분야를 주로 연구해 온 주택 공급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조씨는 “낙후되고 슬럼화 된 지역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언제든지 쾌적한 아파트 단지로 변화할 수 있음에도, 도시재생이랍시고 주차할 공간도 없는 골목길에 벽화나 그려대는 헛짓거리가 이 분의 전문분야라는데,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과거 변 내정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일일이 비판했다. 변 내정자가 “임대차 3법 논란은 크게 세입자의 주거권과 집주인의 재산권이 부딪히는 형국이다. 주거권은 곧 생존권이다. 생존권이 재산권에 우선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것에 대해 조씨는 “당신들은 그럴 자격이 없다. 누군가에게 주거권이 곧 생존권이듯 누군가에게는 재산권이 곧 생명권일 수도 있다. 하나의 권리가 다른 하나의 권리를 막아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3법은 결국 전국의 전세 값을 추켜올렸고 품귀 현상을 거쳐 이제 월세로까지 번진 상태다. 나라는 집주인에게 세금을 거둬서 좋겠지만 집주인은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게 되고 가장 큰 피해는 무주택 세입자가 입게 됐다”고 말했다.
변 내정자의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조씨는 “정책이 바뀌어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한 내 발언을 일부 수정한다. 정권이 바뀌어야 집값은 비로소 안정될 것이다. 이 정권은 답이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집값은 더 오를 것이다. 전세는 더욱 씨가 마를 것이다. 그 와중에 월세마저 더 오를 것”이라며 “이 정권이 파렴치하다고 느껴지는 건 무엇보다 반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조씨는 “‘김현미를 파직하라’라는 상소문을 썼던 내가 이제는, ‘김현미를 유임하라’라는 상소문을 써야 할 판”이라며 “차라리 그녀(김현미)는 예측이라도 가능하지 않았던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벌써 그녀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