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ㆍ과체중을 극복하기 위해 황제 다이어트, DASH 다이어트, 지중해식 다이어트, 케토 다이어트 등 다양한 식이요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들 식이요법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 비율을 높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홈트’ 열풍이 불면서 ‘단백질 요구르트’ ‘단백질 음료’ ‘단백질 파우더’ 등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단백질이 근력 증강과 운동 효율 향상 및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고단백을 장기간 섭취하면 콩팥 기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강지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캘랜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어바인대 교수팀이 콩팥 기능 감소가 없고, 대상군이 1,000명 이상이며, 평균 5년 이상 추적 관찰한 연구들을 문헌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고단백 섭취군에서 콩팥 기능의 빠른 감소나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특히 소고기ㆍ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섭취가 콩팥 기능 감소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신장학 최고 저널인 ‘미국신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8월호에 실렸다.
고단백 식이는 체중 ㎏당 단백질을 하루 1.5g 이상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전체 식이 칼로리의 25%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된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여러 식단에서 단백질 섭취를 35%까지 늘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단백 섭취가 콩팥 기능을 줄이는 메커니즘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 증가 및 사구체 내의 압력을 높여 과여과(Hyperfiltration)를 유발함으로써 장기간 노출되면 사구체 경화 및 요단백을 유발하게 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저단백 식이가 권고되고 있다. 이는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질소 화합물과 유기산ㆍ인산이 콩팥 기능이 감소되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돼 각종 장기 기능이나 뼈 건강이 나빠지고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반면 콩팥 기능이 정상일 경우 고단백 식이가 콩팥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강지 교수는 “콩팥 기능이 정상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일시적으로 체중 조절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간 섭취하면 콩팥 기능 저하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결과이므로 특히 콩팥 기능 악화의 위험 인자가 있는 군에서는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