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 폭로한 김봉현, 피의자 신분 전환

입력
2020.11.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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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관련 검사 향응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참고인 신분이던 김 전 회장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김 전 회장의 폭로에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지 42일 만이다. 김 전 회장 측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됐다는 점은 술 접대 자리에 검사들이 있었다는 물증 등이 충분히 확보됐다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과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은 현직 검사 3명과 이 변호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도 실시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종필(42ㆍ구속기소)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과의 대질조사에서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현직 검사 3명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회장과 룸살롱 종업원 A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증거자료를 종합해 접대비 총액을 530여만원으로 특정했다.

검찰은 김영란법 형사처벌 대상이 ‘1회에 100만원 이상 수수’일 때 가능한 점에서 술자리 참석 인원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현직 검사들에 대해 기소 또는 내부 징계 처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을 근거로 술자리 참석자를 김 전 회장, 이 변호사, 현직 검사 3명으로 가정했을 경우, 총액 530여만원을 5명으로 나누면 1인당 100만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현직 검사 3명을 재판에 넘기는 게 가능하다. 다만 술자리 참석자 수가 바뀔 수도 있어 여러 셈법이 나올 수 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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