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한화'가 원하는 외국인감독 자격은

입력
2020.11.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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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사령탑을 물색 중인 한화가 노선을 바꾸면서 KBO리그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정민철 단장은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외국인 감독 후보와 접촉 중이다. 한화는 "외국인 감독 영입이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특정 인물과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단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까지 날아간 건 사전에 어느 정도 조율이 이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규시즌 직후만 해도 다양한 국내 감독 후보군들을 추렸던 한화가 외국인으로 방향을 돌린 건 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한화는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팀을 지탱하던 간판타자 김태균이 은퇴하고, 이용규와 결별했다. 이밖에도 30대 중반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는 등 사실상 구단 간판만 빼고 대변혁을 예고했다. 한화 선수단에 남아 있는 1980년대생은 9명뿐이다. 올 시즌을 힘겹게 치르면서 정 단장과 최원호 감독대행이 전면적인 팀 체질 개선에 공감했다. 새로 부임한 박찬혁 대표이사와 그룹 고위층에서도 이 같은 현장-프런트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때문에 한화의 지휘봉을 잡게 될 외국인 감독은 KBO리그의 전ㆍ현직 3명 사령탑과는 전혀 다른 팀을 맡게 된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2008~2010년)과 SK 트레이 힐만(2017~2018년), 맷 윌리엄스(2020년~) 감독은 팀 성적에 방점을 찍기 위해 영입된 인물들이다. 그러나 현재 한화의 전력상 단기간에 가을야구 진출은 난망하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중장기적인 리빌딩의 첫 발을 내딛는 시점이다.

한화도 팀 상황에 맞는 적임자를 찾았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인물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풍부한 마이너리그 감독 경력을 가진 '소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외국인 감독의 최대 장점은 선입견 없는 객관적인 시선이다. 최종 계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꿈꾸는 한화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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