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학교ㆍ학원ㆍ사우나ㆍ병원ㆍ요양원 등 곳곳에서 속출하며 나흘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일 하루 121명 늘어나 22일 0시 기준 누적 7,51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18일 109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후 19일 132명, 20일 156명, 21일 121명으로 나흘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당일 확진자 수를 그 전날 검사건수로 나눈 확진율(양성률)은 1.6%으로 전날 2.0%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평균은 1.7%이다.
확진자들은 곳곳에서 나왔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 1명이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아버지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학생은 지난 20일까지 학교에서 등교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2학년 학생 전원과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학생과 교직원 500여명이 21일 검사를 받아 현재까지 결과가 나온 450여명은 모두 음성이 나와 추가 확진자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동작구 임용단기 학원 관련 확진자가 하루 사이 9명 늘어 서울만 누적 36명이 됐다. 동창 운동모임 관련 5명, 서초구 사우나 관련 확진자가 3명 각각 추가됐다.
이밖에 노원구 가족 관련 2명,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 2명, 연세대 학생 관련 2명, 강서구 소재 병원 관련 2명, 성동구 금호노인요양원 관련 1명, 동대문구 고등학교 관련 1명, 강남구 헬스장 관련 1명, 성동구 체육시설 관련 1명 등이 추가 확진됐다.
아직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는 26명으로 전체의 21.5%를 기록했다. 다른 시ㆍ도 확진자 접촉은 4명, 산발 사례나 옛 집단감염 등 ‘기타’는 58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서둘러 2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2주간 서울과 경기의 거리두기를 1.5단계(인천은 23일부터)로 올렸지만, 수도권에서 무섭게 번지는 현 확산세를 감안할 때 자칫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겨울이라는 특성상 이전만큼 ‘확산 억제’ 효과가 나타날지 불투명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봄, 여름, 가을에는 온화한 날씨로 인해 바이러스 생존기간도 짧고, 자주 환기를 하고, 사람들도 실외 활동이 많아 날씨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그러나 현재처럼 춥고 건조한 날씨에서는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실내 활동이 많아져 2단계로 올려도 이전처럼 ‘급격한 억제’ 효과가 나타날 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1단계와 비교해) 1.5단계는 크게 효과가 날 만한 조치가 없어 서둘러 2단계로 올리는 게 좋다”며 “2단계로 올리더라도 확산 추세가 꺾이기는 하겠지만, 과거처럼 일일 확진자수를 50명 이하로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