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 중인 미국에서 21일(현지시간) 누적 감염자 수가 1,200만명을 넘어섰다. 당국의 자제 권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6일)에 가족과 친지를 방문할 것으로 보여,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1,201만9,960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9일 처음 1,000만명 선을 넘고, 15일 누적 확진자 1,1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6일 만에 또다시 환자 100만명이 추가된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전 세계 누적 감염자(5,789만8,000여명)의 20.8%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총 25만5,177명으로, 전 세계 누적 사망자(137만7,484명)의 18.5%를 차지했다.
미국에선 가을인 10월로 접어든 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미 CNN방송은 “충격적인 코로나19 신기록으로 가득한 달이었다”며 11월 들어서만 무려 280만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입원환자도 폭증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8만2,178명이 입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데버라 벅스 조정관은 방송에 “과거 확산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하다”며 “특히 걱정되는 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더욱 맹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동 자제를 권고했지만 큰 규모의 인파가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올해 추수감사절 여행객이 지난해 대비 최소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여행객 수는 5,000만명에 달하며, 그중 95%는 자동차를 이용할 것으로 AAA는 예측했다.
각 공항에도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주말 첫 날인 이날 항공교통의 허브로 불리는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는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워싱턴의 레이건 내셔널공항에서 코네티컷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한 여행객은 “내가 감수해야 할 위험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