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제자 성폭행' 왕기춘 징역 6년 선고

입력
2020.11.20 10:53
성폭력치료·아동청소년기관 등 취업제한
체육관 여제자 2명 성폭행 혐의 5월 기소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왕년의 유도 스타 왕기춘(32)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0일 왕기춘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6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과 8년간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장치 부착은 기각했다.

왕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의 미성년 제자 2명을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5월21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제자 A(17)양을 성폭행(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하고, 지난 2월에도 같은 체육관 제자인 B(16)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B양과는 지난해 8월부터 2월까지 자신의 집이나 차량 안에서 10여차례나 관계를 하는 등 ‘그루밍 성폭행’도 저질렀다.

피고인은 기소 후 “피해자와 연애 감정이 있었고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 공분을 샀다. 이어 무죄를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왕 피고인은 즉시항고했지만 대구고법은 기각했고, 대법원도 재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면서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고, 피해자들이 대인기피 증세 등 고통을 겪고 있어 이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점, 범행 때 행사한 위력의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또 신상정보공개 고지ㆍ이수명령과 10년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 행정처분도 함께 청구했다.

왕기춘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2007,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명성을 날렸다. 이후 현역에서 은퇴한 뒤 별다른 연고가 없는 대구에 체육관을 열고 아프리카TV BJ로도 활동했다.

대한유도회는 지난 5월 왕기춘 기소 직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왕씨를 영구제명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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