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조원태 압박하는 KCGI “투자합의서, 경영권 보장 명분일 뿐”

입력
2020.11.18 14:30
조원태 “대응 계획 없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보장을 위한 명분일 뿐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 펀드)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윤리경영을 위한 7대 약정을 내건 것에 대해 18일 이같이 폄하했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 회장이 내놓은 실질적 담보는 425억 원 가치의 한진칼 주식 60만 주에 불과하다”면서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강제하기 위해 조 회장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받았지만, 326만 주는 이미 금융기관과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돼 있어 담보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명목으로 한진칼에 투자하면서 위반 위약금으로 5,000억 원 담보로 잡았는데,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385만 주 중 326만 주(84.32%)는 이미 타 금융 기관과 국세청 등에 담보로 제공돼 있어 담보가치가 없다는 의견이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 시 한진날 주주와 국민이 피해를 보게 돼, 이는 이사의 명백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진칼은 17일 산은과 신주인수계약(신주인수대금 5,000억 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999억 원)을 통해 총 8,000억 원을 지원받는 투자합의서를 맺었다. 투자합의서에 윤리경영과 관련한 7대 의무 조항이 담겼다.

KCGI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비 항공 계열사 경영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했다. 한진과 산은의 7대 의무조항에 이들이 항공 경영만을 제한해, 결국 비항공 계열사 경영 참여 등을 열어뒀다는 것이다.

KCGI는 “한진칼 이사회에도 불참한 조 회장에게 엄청난 국고가 투입된 40조 원 항공사의 경영을 맡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공산업의 통합은 합리적인 절차와 방식, 가치산정으로 주주와 회사의 이해관계자 및 국민의 공감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산은 지원이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KCGI 등의 반발에 대해 “(맞대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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