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0%, 미혼자 40% "비혼 출산 찬성"… 사유리 응원 이유 있었네

입력
2020.11.18 17:00
10면
통계청 2020년 사회조사 결과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 가질 수 있다" 31%
사회 가장 큰 불안요인 '신종 질병' 33%

방송인 사유리씨가 배우자 없이 출산한 사실을 최근 고백하자 곳곳에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마침 2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비혼 출산'에 찬성하는 응답이 10명 중 3명으로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 비혼 출산에는 여성보다 남성의 찬성 비율이 더 높았고, 미혼 응답자는 10명 중 4명이 긍정적이었다.

'비혼 출산' 찬성,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아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비혼 출산 찬성 응답자 비중은 30.7%로 직전 조사인 2018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8년 전 조사 때(22.4%)와 비교하면 8.3%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특이한 것은, 비혼 출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이 최근 2년 사이 6.3%에서 7.2%로 오르는 사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33.1%)도 1.4%포인트 상승해 상반된 의견이 모두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점이다.

비혼 출산에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긍정적이었다. 13~19세(38.0%)와 20대(38.1%), 30대(37.1%)는 40% 가까운 찬성률을 보였고, 40대 찬성 비율도 33.3%에 달했다. 반면 50대(25.0%), 60세 이상(22.8%)에서는 찬성 비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성별로 보면 남성(32.6%)이 여성(28.8%)보다 찬성 응답이 많았다.

현실에서 비혼 출산 가능성이 있는 미혼 응답자 사이에선 찬성 비중이 더 높은 40.2%에 달했다. 이혼 상태의 응답자도 33.7%가 비혼 출산에 찬성했다. 반면 기혼자는 26.3%만 결혼 없는 출산에 동의했다. △초졸 이하(25.1%) △중졸(28.3%) △고졸(30.4%) △대졸 이상(33.5%) 등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비혼 출산 찬성 비율이 높았다.

'동거 찬성' 60%, '결혼해야 한다' 51%

비혼 출산 외에도 정형화된 가족 형태에 대한 당위는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데 동의한 사람은 59.7%로 2018년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8년 전(45.9%)과 비교하면 15%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2년 전보다 1.6%포인트 적은 68.0%였는데, 남성(72.7%)과 여성(63.4%) 간 의견차가 컸다.

다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2년 전보다 3.1%포인트 상승한 51.2%로 집계됐다. 최근 젊은층의 비혼화 추세와는 상반된 조사 결과다.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남자(58.2%)가 여자(44.4%)보다 13.8%포인트 더 높았는데, 특히 미혼 남녀의 경우 견해 차이가 18.4%포인트로 확대됐다.

'신종 질병'이 사회 불안 요인? 2018년 3%→올해 33%

이번 조사에는 코로나19 사태 영향도 반영됐다.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을 묻는 질문에 '신종 질병'을 꼽은 응답자 비중(32.8%)이 2년 전(2.9%)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국가 안보(18.6→11.3%), 범죄(20.6→13.2%) 등을 불안 요인으로 답한 비중은 2년 사이 모두 줄었지만 '경제적 위험'을 꼽은 응답자는 12.8%에서 14.9%로 상승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위협까지 경험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가족, 교육 등 10개 부문에 대해 매년 5개씩 격년 주기로 실시된다. 올해는 △가족 △교육 및 훈련 △건강 △범죄와 안전 △생활환경에 대해 지난 5월 전국의 13세 이상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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