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중인데... 문 대통령 "삼바, 통 큰 투자에 감사"

입력
2020.11.18 17:30


"두 회사의 통 큰 투자에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전략 발표 행사에서 삼성바이로로직스(삼바)와 셀트리온을 향해 감사를 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K방역'에 기여하는 기업을 격려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바의 현 상황 때문에, 문 대통령 발언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삼바는 세계 의약품 위탁 생산 1위로 도약하고, 셀트리온 역시 세계적 바이오 혁신 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대한민국도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되고 송도는 단일 도시 기준으로는 세계 1위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바는 1조 7,4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의약품 25.6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4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셀트리온도 5,000억원 규모의 연구센터와 3공장을 설립 하기로 했다.

다만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바에 대한 문 대통령 언급을 두고는 뒷말이 나왔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삼바의 이같은 사업이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 양형 사유로 고려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진행 중이고, 최근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로 회계법인과 회계사들이 검찰로부터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시스템반도체 및 미래차(전기·수소차)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지정한 3대 중점 산업인 바이오 산업 도약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바이오 산업에 힘을 쏟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고, 인류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바이오 산업은 경제적으로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신흥 국가는 바이오 산업 강국이 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우리는 해내고 있다"며 "아직 핵심 기술력이 부족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이 2%대에 머물러 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관계부처 장관들도 이날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산업통자원부 성윤모 장관입니다", "이십일세기 K방역으로 국민 건강을 지키는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입니다" 라는 '바이오' 삼행시로 문 대통령의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에 화답했다.








신은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