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드 인사' 논란을 촉발한 주디 셸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의 이사회 입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셸턴 지명에 반대하는 세 번째 공화당 의원의 등장으로 상원 인준 표결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라마 알렉산더 공화당 상원의원이 "셸턴 후보 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의원은 "셸턴이 연준의 독립성을 내가 믿는 만큼 지지한다는 확신이 없다"며 "연방 예산 균형을 맞출 수 없는 의회와 대통령에게 통화 공급 관리를 넘기고 싶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여름 밋 롬니와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셸턴 지명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한 공화당에서 3명의 이탈자가 발생해 셸턴 인준안은 50대 50의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상원 표결을 통과하려면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셸턴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직후부터 논란이 돼 왔다. 그는 1970년대 공식 폐기된 금본위제를 옹호하고 연준의 정치적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 왔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 출신으로, 2016년 트럼프 선거캠프의 고문을 맡은 경력이 있다. 당초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비판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상원 은행위 표결에서 민주당 12명 전원으로부터 반대표를 받았다. 당시 공화당 13명 전부가 찬성표를 던져 가까스로 통과했다. 다만 이번 상원 전체 표결에서 동수 상황이면 상원 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백악관은 이날 셸턴이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주 셸턴 인준 투표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중도파인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이 셸턴 지지 의사를 밝힌 이후 이뤄졌다"고 CNBC는 전했다.
"셀턴이 상원 인준을 통과해 연준의 7명 이사 중 한 명이 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이어질 바이든 차기 정부에서 연준의 시장 지원 결정을 내리는 한 축이 될 것"이라고 공영라디오 NPR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