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무조건 빨리 구매하는 것보다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취임 2주를 맞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대해 “달리기 하듯 1등으로 구매하는 게 목표가 되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백신 효과와 유통 방법, 접종 횟수,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신 부작용이 몇 시간, 며칠 후가 아니라 몇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어서 어려운 문제”라며 안전성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백신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김 처장은 제약사들이 임상 시험 결과를 앞다퉈 발표하는 것에 대해 “지금 ‘올림픽’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검증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중간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또 “개발 속도가 늦지만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제품도 있다”며 “무조건 골 라인에 처음 골인해야 우승이 아니라 5등이 우승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회사 제품이 가장 나은 건지, 이 지구상에 적어도 지금은 아는 사람 없다”고 덧붙였다. 화이자의 임상 3상 결과 발표 후 우리 정부의 화이자 백신 확보 여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빨리 개발한 백신이 가장 우수한 백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처장은 백신을 국내에 도입할 때도 안전성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충되는 가치인 ‘신속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해결해야하는 것이 저희의 숙제”라며 “안전성을 양보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임상시험만 해도 보통 8,9년이 걸리는데 지금은 1,2년 안에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안전성을 검증하는 규제 당국으로써 부담이 크다”며 “전문가들로 최고의 팀을 구성해서 최단 시간 내에 안전성 검증을 마치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식약처, 질병관리청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TF’에서 백신 확보와 예방 접종 계획 등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 “가능하면 올해 내에 1차 초안을 마련해서 최종적으로 질병청, 복지부와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마스크 없이 원할 때 눈치 안 보고 악수할 수 있고 밥 먹고 나서 불안감 빨리 없앨 수 있는 미래를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