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금리 20%로 인하... "20만명 이자부담 줄어든다"

입력
2020.11.16 10:00


현행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내려간다. 최근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여당과 정부가 논의한 결과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을 발표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서 규율하는 것으로, 지난 2002년 66%던 금리가 6차례에 걸쳐 인하돼 현행 24%가 됐다. 이에 여당과 정부는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시 한 번 최고금리 인하를 논의해, ‘20%’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연 20%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날 당정 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고금리 인하가 대출기회 자체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많은 진통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최고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은 위원장은 “저신용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부업의 경우 실제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없이는 (이자 부담 완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선 금융위는 최고금리가 20%가 되면, 20%가 넘는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20만명 (87%)의 이자부담이 매년 4,83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치는 최고금리가 27.9%에서 24%에서 내려간 지난 2007년 24% 초과 대출을 이용하던 이들의 약 81.4%가 24% 이하 대출로 흡수된 걸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다.

금융위 관계자는 “2007년에는 24%로 내려갔는데 약 81% 였지만, 이번엔 20%로 인하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20% 이하 대출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최고금리 인하로 20%가 넘는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약 31만명(13%)은 민간 금융사 이용을 줄일 수도 있다고 봤다. 저축은행, 대부업 등 민간 금융사에서 최고금리가 내려간 만큼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민간 금융사를 찾을 수 없는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 금융위는 3만9,000명(2,300억원)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7년 24%로 인하됐을 때도 약 1년 만에 불법 사금융 시장 이용액이 3,000억원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금융을 병행하기로 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한다. 이번 최고금리 인하로 민간 금융사 이용이 어려워진 이들에게 연간 2,700억원 이상의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한다. 또한 채무조정이나 신용회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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