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형 도시재생은 낙후된 환경정비 넘어 일자리 창출이 핵심”

입력
2020.11.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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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선 기반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공영차고지 등 저이용 공간을 개발해 청년창업공간을 제공하고, 대학가에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SH형 도시재생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 부대행사로 진행된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일자리 창출 방안’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김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SH공사가 지역 일자리 만들기 일환으로 추진해 온 컴팩트시티, 창업밸리, 공간복지 등 도시재생 정책 사례가 차례로 소개됐다. 컴팩트시티는 공터, 도로 위 등 이용도가 낮은 땅에 공공주택과 생활시설, 창업공간을 함께 짓는 사업이다. SH공사는 서울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위에 축구장 네 배 크기(2만7,000㎡)의 대규모 인공대지를 개발하는 신내4 컴팩트시티, 공영버스 차고지를 활용한 강일ㆍ장지 컴팩트시티를 추진 중이다. 최칠문 SH공사 컴팩트시티사업단장은 “사회적 기업과 청년창업지원센터가 함께 들어서면 청년창업가들이 모이게 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미 SH공사 창업밸리추진단장은 “도시재생은 낙후된 환경을 정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2025년까지 진행될 홍릉 일대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4,700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9,1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고려대, 경희대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석ㆍ박사 밀집 지역인 홍릉 일대를 바이오 산업단지로 육성하는 계획으로, 사업비 5,043억원이 투입된다.

SH공사는 이외에도 고려대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일대에 ‘대학타운형 안암 창업밸리’를 2024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지능형 폐쇄회로(CC)TV 설치로 안전거리를 만들고, 창업공간인 창업스튜디오, 청년 창업자가 거주할 스타트업 하우징 등 창업 기반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김 단장은 “성동구의 수제화, 중구의 인쇄업 등 도심 제조업 선진화를 통해 2023년까지 5,800명의 고용유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 사업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희 서울여대 교수(한국기후ㆍ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탄소 순배출이 ‘0’이 되는 '넷제로' 사회를 향한 국내외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만큼 공공성을 띈 SH공사부터 건축 공사에 이 개념을 도입, 탄소중립사회로 나가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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