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체육 발전을 위해 일부 자격 미달 종목별 경기단체 회장의 장기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내년 회장 교체기를 맞아 유명무실한 ‘3선 제한’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ㆍ도체육회에는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종목별 단체가 있는데, 내년 초에 이들 단체 회장 임기(4년)가 만료된다.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라 내년 1월 정기총회 개최일 전날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종목단체 회장은 임기종료 10일전까지 선출을 완료해야 한다. 종목별 경기단체 회장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고, 3회 연속 하려면 시ㆍ도체육회의 스포츠공정심의위원회에서 ‘3선 도전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
경북체육회에 따르면 경북지역 종목단체 가운데 회장이 중임 이상이어서 ‘3선 도전 자격’ 심의를 받아야 하는 종목은 정회원단체 54종목 중 26종목, 준회원단체 8종목 중 1종목 등 모두 27개에 이른다. 이들 단체 현재 회장이 또다시 회장선거에 나서려면 사전 심사를 받아야 출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체육회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국제스포츠 임원 진출에 따른 임원 경력이 필요한 경우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을 점수화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연임제한 없이 출마할 수 있다.
문제는 ‘커트 라인’이 경북체육회는 지나치게 낮아 보조금 유용, 폭력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킨 인사들도 장기 집권한다는 데 있다.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 사전심사 커트 라인이 대한체육회는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인 반면 경북은 50점만 넘어도 된다. 같은 도단위 체육회인 경남도체육회도 60점 이상이다.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일부 3선 이상 회장 중에는 임원 분담금 미납, 지원금 유용, 독단적인 전지훈련지 결정에다 폭력이나 성범죄에 연루된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단체 운영이 파행을 겪고, 결국 저조한 대회 성적으로 식물종목단체로 전학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체육인 K(52)씨는 “일부 종목단체에선 재정기여도 하지 않는 임원들이 수십 년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꿈나무 육성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다”며 “이젠 종목단체 회장도 예전처럼 ‘물주’역할만 하는 게 아닌 만큼 능력 있고 열정이 넘치는 인사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체육계도 개혁과 혁신이 절실하고,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스포츠공정위의 사전심사 규정 강화를 검토 중”이라며 “연임 제한을 대한체육회 규정에 맞춰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