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코로나 정복 낭보.. 릴리 치료제도 FDA 긴급사용 승인

입력
2020.11.10 14:23
2면
화이자 백신 이어 치료제  개발 속도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릴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글로벌 제약업체 화이자의 희망적인 백신 시험 중간 결과 발표에 이은 또 하나의 낭보다. 전 세계 누적 환자가 5,000만명을 넘어서며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억제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FDA는 9일(현지시간) 릴리와 캐나다 생명공학업체 엡셀레라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단일 클론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LY-CoV555)’을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고 밝혔다. 투여 대상은 아직 입원하지 않은 12세 이상의 체중 40㎏이 넘는 환자들과 고령이나 기저질환 탓에 중증 환자가 될 위험이 큰 이들이다.

릴리는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 FDA에 경증 환자용 항체치료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릴리가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해당 치료제를 한 차례 투여한 환자 집단은 플라세보(위약)를 받은 대상자보다 입원 및 응급실 방문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경증 환자 치료제가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지난 5월 승인된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는 중증 환자용이었다.

앞서 체결한 계약에 따라 릴리는 앞으로 두 달간 미 행정부에 30만회분의 항체치료제를 3억7,500만달러(약 4,189억원)에 조달할 계획이다. 릴리 측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최대한 빨리, 증상이 나타난 때부터 10일 안에 투여해야 한다”며 신속한 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인들은 자기부담금 없이 릴리 치료제 처방이 가능하지만,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투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대항 항체를 감염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예방을 위해 인체 스스로 항체를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백신과 다르다. 항체치료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극찬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당시 사용한 항체치료제는 미 생명공학기업 리제네론사의 것으로, 릴리 치료제는 아니었다. 리제네론의 치료제 역시 FDA에 긴급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강유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