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 "미국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 되겠다" 승리선언

입력
2020.11.08 10:55
당선 연설 "美 다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 것"
해리스 부통령 "여성 희생, 평등·자유 이뤄내"

조 바이든 2020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오후 자택과 선거운동본부가 위치한 델라웨어주(州)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공식화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승리가 확정적이며 역사상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고 설명한 뒤 “보내준 신뢰에 감사하며 미국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을 다시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첫 번째 여성 부통령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거론했다. 이어 “흑인의 목소리가 컸으며 이를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기후 변화를 억제해 지구를 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것에 대해 비난하면서 취임 후 첫 움직임으로 파리협약 복귀를 예고한 바 있다. 여성, 인종, 환경 등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던 주요 이슈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책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다룰 전문가 그룹도 9일부터 임명해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사태 억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것이) 경제 회복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연설은 궁극적으로 '통합'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민주당원이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힘이 아니라 모범을 보여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극심한 분열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 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는 코로나19 대응, 인종차별 문제 등을 놓고 두 쪽으로 나눠 분열과 대립을 지속했다. 대선 투표가 종료된 후에는 개표를 둘러싸고 양 진영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당선인에 앞서 “역대 최고 투표를 기록했다”며 “미국민들이 목소리를 들려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가 이번 선거에 달렸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었다”며 “여러분이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실었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여성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싸워 왔고, 평등과 자유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마지막 여성 부통령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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