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포털 사이트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닭갈비 영수증’을 내세우며 1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으려 했지만, 김 지사의 닭갈비 알리바이(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현장에 없었다는 증거)는 법원의 유죄 판단을 뒤집지는 못했다.
김 지사는 2심 과정 동안 “드루킹 일당들과 함께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에 참관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주장하며 시연회 당일 저녁 식사 시간 닭갈비 식당의 영수증을 제시했다.
닭갈빗집 사장 홍모씨는 문제의 시연일인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이 닭갈비 15인분을 포장해갔다는 취지로 항소심에서 증언했다. 당시 닭갈비 영수증에는 테이블 '25번'이 적혀 있었는데 이에 대해 홍씨는 “식당의 테이블은 2~19번이 있고, 21~25번은 가상의 테이블이며 5번은 기타 계산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25번은 포장이 맞고 이분들(드루킹 일당)은 자주 시켜서 VIP였다"고 덧붙였다.
이 닭갈비가 포장이었는지 매장 식사였는지가 문제가 된 것은 김 지사의 당시 동선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제출한 로그기록상 킹크랩 작동 시간은 오후 8시 7분 15초부터 8시 23분 53초인데, 김 지사 측은 홍씨의 증언을 근거로 "식사 시간을 고려하면 특검이 제시한 시간에 시연했다는 게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루킹 일당이 음식점에서 포장해온 닭갈비를 오후 7시쯤부터 1시간가량 같이 먹었고, 이후 김씨로부터 '브리핑'을 들었으니, 8시 7분부터 8시 23분까지 킹크랩 시연회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6일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참관한 것은 의심 없이 증명된다”며 특검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여론 조작에 공모한 책임을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