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사관 담에 '협박 전단' 붙인 무슬림 검거

입력
2020.11.04 21:20
'그 칼에 죽임 당하리라' 문구 
공범 1명도 신원 특정해 추적 
경찰, 반프랑스 시위 예의주시

주한 프랑스 대사관 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마라'는 내용의 협박 전단을 붙인 외국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4일 협박 전단지를 붙인 혐의(외교사절에 대한 협박)로 외국인 A(25)씨를 지방의 한 도시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용의자인 다른 외국인 1명도 신원을 특정해 추적 중이다.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 담벼락에 전단 5장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단에는 '우리의 종교를 파괴하지 말라'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 그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사진에 빨간 펜으로 'X' 표시를 한 전단도 있었다. 이들은 범행 전 미리 동향을 살피다가 사람이 없는 틈에 전단을 붙이는 등 계획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이슬람 국가를 중심으로 반(反)프랑스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테러를 암시한 벽보가 발견되자 긴장하고 있다. 이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레바논 등 이슬람 국가에선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혐오주의를 조장한다"며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한 역사교사가 이슬람교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게 참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도 흉기 테러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김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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