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돌아온 박지훈, 음원 순위 잡고 입지 굳힐까

입력
2020.11.04 17:51


가수 박지훈이 솔로 데뷔 이후 첫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아티스트로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 정규앨범인 만큼, 이번 작품에는 한층 성장한 박지훈의 음악적 역량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2017년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 데뷔 조인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하며 가요계에 발을 디딘 박지훈은 그룹 활동 기간이 종료된 이후 솔로 가수 겸 배우로 전향했다.

지난해 3월 첫 미니앨범 'O'CLOCK'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박지훈은 올해 5월까지 '360' 'The W'에 이르는 세 장의 미니앨범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프듀2' 출연 당시 귀여운 비주얼과 넘치는 끼로 큰 사랑을 받으며 최종 순위 2위에 등극했던 박지훈의 인기는 솔로 데뷔 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박지훈의 팬덤 '메이'는 높은 결속력을 자랑하며 박지훈을 서포트했고, 그 결과 박지훈은 지난해 4월 솔로 데뷔 앨범으로 초동 판매고 9만 5,000여 장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 솔로 가수 중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근 발매한 'The W' 역시 초동 판매고 신기록 경신은 아쉽게도 실패했지만, 초동 7만 장을 돌파하는 성적을 기록하며 탄탄한 팬덤을 입증했다.

변함없는 지지를 전하는 팬덤 덕분에 매 활동 안정적인 음반 판매량을 기록 중인 그이지만, 박지훈이 진짜 넘어야 할 산은 따로 있다. 바로 음원 차트의 벽이다.

워너원 활동이 종료된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프듀2' 출신 솔로 가수들의 경우 프로그램을 통해 결집한 팬덤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음반 판매 성적, 음악 방송 순위 등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대중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음원 차트'의 경우, 다른 성적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이어온 것이 사실이다. 오롯이 팬덤의 역량만으로는 차트인이 어려운 메인 음원 차트에서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데 실패하며 순위권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이 가운데 4일 첫 정규앨범 'MESSAGE'로 컴백을 알린 박지훈이 거둘 성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첫 정규를 통해 데뷔 이후 성장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전작보다 한층 화려해진 비주얼과 성숙해진 음색으로 컴백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박지훈의 첫 정규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아이돌적인 면모를 강조했던 이전과 달리 대중을 겨냥할 수 있는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페노메코 EB 펀치넬로 스웨덴세탁소 등 힙합과 인디신을 넘나드는 실력파 아티스트들로 역대급 피처링 라인업을 꾸리며 리스너들을 정조준했다.

박지훈의 전반적인 콘셉트 역시 변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그는 "청순, 아련, 순수한 이미지를 벗고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줬다"라며 "요즘 말로 '힙하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힙해지려 노력했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발매 전 최초로 베일을 벗은 타이틀곡 'GOTCHA' 역시 전작보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듯한 구성으로 호성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와 함께 박지훈은 트렌디한 멜로디 위에서 보컬과 랩, 퍼포먼스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진정한 솔로 가수로서의 성장을 알렸다.

분명 아직까지는 박지훈의 변신과 성장을 100%라 평가하기 이르다. 하지만 박지훈의 '지금'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작이 남긴 아쉬움을 밑거름 삼아 팬덤에서 대중으로 자신의 무대를 넓혀나가고자 하는 노력 때문이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전을 피하지 않는 진심이 계속되는 한, '솔로 가수' 박지훈의 앞으로는 기대해 볼 만하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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