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면 생기는 구내염, 저절로 낫는다고?

입력
2020.11.03 20:40
바이러스, 자가면역 질환, 세균ㆍ진균 감염 등 원인 다양증상 깊고, 1~2주 이상 지속되면 적극적인 약물 치료해야


평소보다 무리하게 활동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입안에 물집이 잡히거나 궤양이 생기는 구내염(입병)이다. 대부분은 잘 쉬고 잘 먹으면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증상이 2주를 넘어가고 심해질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박혜지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내염은 바이러스, 세균성, 곰팡이 감염, 영양 결핍, 자가면역 관련 등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원인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구내염 중 가장 흔한 것이 ‘아프타성 구내염’이다. 전 인구의 20%에서 나타나는데, 증상이 입안에서만 나타나며 1년에 2~3차례 재발하는 궤양이 특징이다. 박 교수는 “아프타성 구내염은 대부분 1㎝ 미만의 작은 둥근 모양의 궤양이 2~4개 생겼다가 2주 이내에 저절로 나을 때가 많다”며 “1㎝ 이상 깊은 궤양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사라지지 않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프타성 구내염의 발병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 면역 이상, 외상, 흡연 등이 꼽힌다. 한때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여겨졌으나 많은 연구에서 관련성이 없다고 입증돼 바이러스성 구내염과 구별해야 한다. 영양소가 비효율적으로 흡수되는 ‘흡수불량증후군’, 자가면역 질환인 베체트병 때문에 생길 때도 많다. 정밀 검사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도 흔하게 나타나는 구내염이다. 70세 이상 미국 성인의 65%가 혈청 양성 반응을 보일 만큼 흔하다. 아프타성 구내염이 입안 부드러운 점막(볼 안쪽 점막이나 입술 안쪽 부분)에 생기는 궤양인 데 비해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은 상대적으로 딱딱한 부분(입 천장, 혀의 거친 면, 잇몸 각화 치은) 등에서 1~5㎜의 작은 궤양이 여러 개가 생기는 차이를 보인다.

감염된 분비물을 가진 눈, 피부, 점막에 접촉되면 감염되며 처음에는 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 바이러스는 신경절이나 상피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외상ㆍ스트레스ㆍ생리ㆍ자외선 등의 유발 요인으로 재발한다. 박 교수는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으로 궤양이 생겼을 때 아프타성 구내염이라고 여겨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면 더 번질 수도 있으므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어른이 돼 다시 활성화되면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보통 피부의 대상포진은 깊이 쑤시고 타는 듯한 통증으로 가슴이나 허리 쪽에 물집, 궤양, 띠 형태의 군집성 분포로 묘사된다.

이런 대상포진이 구강 안면영역의 3차 신경에 옮아가면 환자는 이마나 눈 신경 근처, 안면 중앙부와 윗입술, 입천장, 턱 주변과 아랫입술에 타는 듯한 통증을 겪는다.

편측으로 궤양 여러 개(1~5㎜)가 띠를 이루며 종종 궤양이 융합되어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물집과 궤양이 시작되기 전에 겪는 통증이 치수염으로 잘못 감별 진단돼 신경치료와 같은 불필요한 치과 치료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캔디다증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진균 감염으로 정상인의 20~50%에서 정상 구강 내 세균총의 일부인 캔디다에 의해 야기된다. 구강 내 점막 표면에 나타나며 여러 종류의 임상 형태를 보인다. 어떤 것은 백색이며 문지르면 쉽게 벗겨지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밝은 붉은색으로 상피 위축에 심한 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구강 내 화끈거림, 미각 이상, 떫은 맛을 호소하는 특징을 지닌다. 캔디다증 치료를 위해 항진균제를 사용하고 구강위생을 개선하고 금연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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