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도 깨는 '윤석열 대망론'...신기루인가 신드롬인가

입력
2020.11.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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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구도 형성한 윤석열 검찰총장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반사효과"


'윤석열 대망론'은 뜬구름일까, 실질적 파괴력을 가진 신드롬일까.'

2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17.2%의 지지율을 얻어 사실상 3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치권에서 나오는 질문이다. 윤총장이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장에서 거침 없는 태도를 보일 때부터 야권 지지자들을 매료시켜 '정치인 윤석열 신드롬'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총장의 급부상은 과거 여러 차례 반복됐던 제 3후보의 롤러코스터식 지지율이라는 차가운 반응도 없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윤 총장의 지지율이 개인적 정치력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야권 대권 주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나타난 일종의 ‘반사 효과’라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야권에 강력한 대권주자나 당 대표가 있으면 그 쪽에 지지를 보낼 텐데 그런 상태가 아니어서 윤석열이라는 개인에 보수 지지층이 마음을 투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윤 총장이 대권 주자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야권에 대안이 없다는 국민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추미애 법무장관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부수 효과라는 더욱 냉정한 시각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 총장은 추 장관에 반응하면서 여론에 부각되는 것이지 판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윤 총장은 발광체라기 보다 반사체”라고 확장력의 한계를 짚었다.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거론된 계기가 추 장관과 인사권ㆍ수사권을 놓고 벌인 갈등이었던 만큼, 추 장관과의 대립 요인이 사라지면 지지율도 가라 앉을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분석은 윤 총장이 중도층으로 지지율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개인적 정치력으로 중도층의 마음을 잡았다기 보다는 여권에 반감을 품은 야권 지지자들의 일시적 이동에 따른 지지율 상승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다른 야권 잠룡들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렸다. 현직 검찰총장이란 신분도 정치력 확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야권이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등장이 여권 일색의 대선 주자 판도에 균열을 내는 효과는 분명하다. 박상병 평론가는 “윤 총장 외에 기댈 주자가 없다면 최소한 내년 3~4월까지는 지지율이 유지될 것”이라며 “다양한 인물들을 포섭해 야권 전체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이혜미 기자
노지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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