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2)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결론이 이번 주 나온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닭갈비 식사’라는 새로운 변수가 쟁점화하면서,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했다는 원심의 판단이 뒤집힐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는 6일 오후 2시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51·수감 중)씨와 공모해 대선을 앞둔 2016년 11월부터 포털사이트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김씨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 지사가 김씨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댓글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경공모의 파주 소재 사무실(산채)에 방문해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1심은 김 지사의 시연회 참관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항소심 재판에서 수행비서의 '구글 타임라인'을 통한 동선과 함께 '닭갈비 영수증'을 제시하면서 "김 지사는 물리적으로 시연회를 볼 시간이 없었다"는 논리를 펴 왔다. 당일 오후 6시50분쯤 산채에 도착해 경공모 회원이 포장해 온 닭갈비로 회원들과 40분~1시간가량 식사를 하고, 이후 1시간 동안 간담회 자리를 가진 뒤 오후 9시 넘어 산채를 떠났다는 주장이다. 중간에 따로 약 15분간 시연회를 볼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특검은 ‘닭갈비 영수증’은 경공모 회원들이 식사한 것이고, 김 지사는 함께 식사하지 않아 시연을 볼 시간이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도 지난 7월 재판에서 “경공모 회원이 닭갈비를 포장한 것과, 김 지사가 산채에서 식사를 한 게 필연적 결과(관계)는 아닌 것 같다”며 김 지사 측 변론에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드루킹 댓글작업 중 현 여당에 불리하게 이뤄진, 이른바 ‘역(逆)작업’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김 지사 측은 "역작업 비율이 킹크랩 댓글의 30% 이상"이라면서 김 지사와 김씨 간 공모관계 불성립의 핵심 증거로 제시한다. 반면 특검 측은 역작업 비율은 0.7%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킹크랩 오류로 보인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같은 해 4월 항소심 진행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