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문 대통령 '탄소중립 비전' 환영… 구체적 로드맵 뒤따라야"

입력
2020.10.28 13:01
"유엔에 제출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반영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이를 위해 대통령의 비전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연말까지 제출해야 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반영되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로드맵 수립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문 대통령의 탄소중립 발표는 한국 산업의 새로운 기회다"라며 "이 같은 선언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이어 일본도 최근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며 "한국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전 세계적인 탈탄소 산업 전환에 대한 변화를 읽고 이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이현숙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프로그램 국장은 "이번 선언은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에 한국의 적극 동참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산업계가 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말했다.

그린피스는 또 "전 세계 6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했고 유럽연합(EU)과 16개국이 법제화를 추진 중이거나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은 이미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다음달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탄소국경세는 물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사회의 요구는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또 이번 발표가 정치권과 산업계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2050년 이후까지 지속되며, 내연기관차의 퇴출 시점에 대한 논의 역시 부족하다는 것. 2030년 이전에는 탈석탄과 탈내연기관을 완료할 수 있는 계획이 제시돼야만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국장은 "이번 발표가 말로 그치지 않기 위해선 연말 유엔에 제출 예정인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과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LEDS)에 대통령이 발표한 비전이 반영돼야 한다"며 "탄소중립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는 로드맵 수립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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