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에서 천신만고 끝에 덕수고를 꺾고(3-2) 16강에 오른 유신고가 난적 군산상고까지 제압하고 8강에 합류했다. 부산고도 올해 전국대회 최고 성적을 내며 ‘깜짝 돌풍’을 이어갔고 서울고도 협회장기 준우승팀 세광고를 힘겹게 꺾고 8강행 티켓을 잡았다. ‘봉황 강자’끼리 맞붙은 천안북일고와 휘문고의 대결에선 안타 20개와 사사구 20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북일고가 10-5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유신고는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군산상고와 경기에서 7-0 영봉승을 거뒀다.
경기 결과는 유신고의 낙승이었지만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득점 기회에서의 확실한 작전 수행과 타선 집중력이 팽팽하던 승부를 한번에 갈랐다.
유신고는 0-0으로 맞선 5회 2사 1루에서 김병준(2년)이 적시 3루타로 결승타를 뽑았다. 이어 1-0으로 앞선 6회에는 무사 1ㆍ2루에서 문종윤(2년)이 희생번트 작전을 잘 수행해 1사 2ㆍ3루가 됐고 이어 황준성(1년)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3-0으로 달아났다. 유신고는 8회에도 무사 1ㆍ2루에서 희생 번트에 성공하며 추가점을 내는 등 확실한 작전 수행 능력을 뽐냈다.
반면 군산상고는 0-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ㆍ2루 반격 기회에서 상대 투수 와일드피치 때 2루 주자 김민범이 3루를 훔치다 아웃된 장면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또 0-4로 뒤진 7회 1사 1ㆍ2루에서도 병살타가 나오며 추격 동력을 잃었다.
부산고는 올해 황금사자기와 대통령기에서 연속으로 1회전에서 패배했고 청룡기에는 출전조차 못했지만 봉황기에서는 3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갔다. 진흥고를 4-1로 꺾은 부산고는 8강에서 유신고와 격돌한다.
1회초 신현태(2년)의 적시 3루타와 김상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한 부산고는 2-1로 쫓긴 4회와 5회 상대 실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 4-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윤석원(2년)이 4.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몸에 맞는 공을 하나 내줬을 뿐 볼넷과 피안타가 없었다. 특히 14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SK 구단 코치에서 지난달 모교인 부산고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계원 감독은 “초반부터 빠른 발로 상대 내야를 흔들며 분위기를 가져온 것이 주효했다”면서 “(윤)석원이가 마운드에서 잘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반면 진흥고는 고비 때마다 실책이 나왔고 기회에선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4실점 가운데 2실점은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또 8회 1사 1ㆍ2루, 9회 무사 1ㆍ2루 등 경기 후반 절호의 역전 기회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서울고는 9회 나온 집중타로 세광고를 4-1로 힘겹게 꺾었다.
서울고는 경기 중후반까지 세광고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1회 적시타를 내주며 7회까지 0-1로 끌려갔다. 결국 7회말 아껴뒀던 ‘좌완 특급’ 이병헌(2년)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승부수를 띄웠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8회초 1사 2루에서 문정빈(2년)의 좌월 적시 2루타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9회 1사 1ㆍ3루에서 정민준(1년)의 적시타와 이승한(2년)의 싹쓸이 2루타로 4-1까지 달아났다.
세광고 선발 박준영은 이날 5.2이닝 동안 무실점(3피안타) 호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명가의 부활’을 꿈꿨던 세광고도 16강에서 초록 봉황의 꿈을 접었다.
북일고는 1회말 김혁준(3년)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지만 3회 대거 5실점하며 1-5로 분위기를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진 3회부터 네 이닝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3회엔 박찬혁(2년)의 적시 3루타로 2점을 만회했고 4회에는 1사 만루에서 3연속 밀어내기로 6-5 재역전에 성공했다. 5회에는 상대 실책과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며 8-5로 달아났다. 6회초 1사 2ㆍ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난 뒤에는 6회말 볼넷과 연속 안타를 묶어 2점을 더 달아나며 10-5로 승기를 잡았다.
휘문고는 이날 무려 14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도건(2년)이 투구 수 제한에 걸려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