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매출ㆍ영업이익보다 더 중요한 건 파이낸셜 스토리"

입력
2020.10.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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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CEO 세미나서 새 경영화두 제시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이 던진 새로운 경영화두는 '파이낸셜 스토리'였다.

최 회장은 23일 제주도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스토리란 재무 관점을 넘어 고객, 투자자, 시장 등을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Total Value)'를 높여 나아가자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그룹의 경영전략과 방향을 논의하고 점검하는 연례행사인 CEO 세미나에서 매년 '딥 체인지(근본적인 변화)', '공유 인프라 구축' 등의 경영화두를 제시했다. 올해 세미나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열렸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린 현장 행사였다.

최 회장은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한 발 더 나아가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각 관계사별 성장 스토리를 발표한 뒤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SK CEO들은 내년을 파이낸셜 스토리의 원년으로 삼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신뢰와 공감 중심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SK CEO들은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환경ㆍ사회∙지배구조)'가 일시 유행이 아닌 보편적인 가치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고 보고 ESG 경영의 깊이와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와 함께 에너지ㆍ화학이 SK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인만큼 CEO들이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SK측은 설명했다.

한편, 올해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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