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고갯길인 하늘재를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충북 충주시와 경북 문경시가 손을 잡았다.
조길형 충주시장과 고윤환 문경시장은 21일 해발 525m 하늘재 정상에서 하늘재 관광 활성화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 도시는 내년에 하늘재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공동 학술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충주시는 관광콘텐츠 개발 및 활성화 방안을, 문경시는 역사자원 조사 및 스토리텔링 분야를 각각 맡아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늘재를 공유하는 양 지역에서는 상호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일찍부터 형성됐다. 각자 추진해 온 하늘재 관광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충주시의 국가명승 지정, 문경시의 단절구간 복원 추진을 계기로 협력사업 필요성은 더 커졌고, 이번에 업무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충주의 하늘재 관광개발 사업 구간은 수안보면 미륵리 절터에서 하늘재 정상까지 1.8㎞. 문경시는 문경읍 관음리에서 하늘재 정상까지 3.5㎞이다.
조 시장은 “문경시와의 공동 협력을 통해 하늘재 관광명소화 사업에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협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 시장도 “현실의 땅 문경과 미래의 땅 충주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두 지역이 화합해 하늘재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국민 관광지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인 월악산 하늘재는 한반도 백두대간을 넘는 최초의 고갯길(교통로)이다.
삼국사기에 삼국시대 초기인 신라 아달라이사금 3년(서기 156년)에 길이 열렸다고 기록돼있다. 명칭은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고개라 하여 붙여진 것으로 전한다.
삼국시대 당시 하늘재는 삼국 접경지에 위치한 중요 교통로이자 군사 요충지였다. 남북 무역의 중심지이자 불교가 전파된 문명의 길이기도 했다.
하늘재에는 망국의 한을 안고 고개를 넘었다는 마의태자와 덕주공주, 평강공주와의 사랑으로 유명한 고구려 온달장군 등과 관련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산성과 도요지 등 주변에 역사 유적도 즐비한 유서깊은 곳이다.
다른 지역 고갯길이 도로 개발과 포장으로 원형을 잃은데 비해 하늘재는 천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완만한 산책로와 훼손되지 않은 원시림, 야생 동식물도 풍부해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역사적 의미와 함께 수려한 경관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명승 49호로 지정됐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천명숙 충주시의회 의장, 김창기 문경시의회 의장이 참석하고, 시조협회장인 권갑하 시인이 ‘숲을 헤쳐 광명의 새 하늘 얻었으니’라는 주제로 하늘재 예찬 축시를 낭독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