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 막내 이로운(1년)이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로운은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비봉고와 2회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첫 타석에서 1사 2ㆍ3루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2회초에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만회했다. 4회에는 좌전 안타, 6회엔 1타점 적시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대구고는 타선이 폭발하면서 비봉고에 12-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로운은 경기 후 “1회초에 기회를 놓쳐 아쉬웠는데, 벤치에서 ‘타자보다 투수가 더 중요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주문했다”며 “이후 타석부터는 부담을 내려놓고 임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81㎝, 몸무게 93㎏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이로운은 우완 강속구 투수로 대구고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1학년인데도 이번 시즌 직구 최고 시속은 148㎞를 찍었다. 빠른 공에 두 번째 무기로 슬라이더를 뿌리며, 스플리터와 서클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대비해 이로운을 아꼈다”며 32강부터 위기 상황에서 ‘투수 이로운’을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로운은 “투수로는 팀이 위기에 처한 순간 마운드에 오를 것 같다”며 “처음 전국대회에 출전할 때 떨렸지만 이제는 괜찮다”고 말했다. LA 다저스 투수 워커 뷸러를 좋아한다는 그는 “빠른 공을 자신 있게 던지고, 마운드에서 기 죽지 않는 모습이 멋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로운은 “봉황대기에서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